10월 초였던가. 받을 택배는 다 받았는데 갑자기 내 앞으로 택배가 하나 더 왔다.
열어보니 검은 별이 그려진 알록달록한 표지의 책이 한권 들어있었다. 순간 이글루스의 렛츠리뷰에 당첨됐었지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오호라, 이 작은 책을 읽고 리뷰를 써야 하는구나. 부산영화제에 말그대로 영화만 잔뜩 9편을 보고 와야 했던 나로선 여행 짐+책 한권의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에 책장 한켠에 잘 모셔놓고 (ㅎㅎ) 있다가 최근에서야 펼쳐들게 되었다.
자, 그럼 여기서부터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을 좀 적어보기로 하겠다.
리뷰를 재밌게 쓰는 재주는 없지만 앞으로 읽을 사람들을 위한 매력포인트 몇가지와 살짝 아쉬운 점을..
일단 검은별의 범죄 조직과 방식은 참 신선하다. '대형 조직이지만 검은 별을 제외하곤 아무도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모른다. 각자 지령을 받으러 검은별의 요새로 모여들어서 칠판에 글씨를 적어 대화한다.' 이 장면이 상당히 재밌었다고나 할까? 물론 대형 범죄조직에 저런 방식이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모리어티 교수의 조직도 저런 방식을 사용했을 수도 있겠지. 어쨌든간에 내가 읽은 추리소설 중에서 조직원에게 지령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준 글은 검은별이 처음이었다.흥미진진 할 수 밖에 더있나.
또 검은별이 버벡에게 보내는 일종의 예고장(이건 흡사 어렸을때 보던 괴도세인트테일을 떠올리게 만든다). 대담하게도 버벡의 집에 직접 숨어들어 베개 머리에 검은 별을 붙이고 가는 장난스러움과 동시에 오만한 행동들, 몇번이고 버벡의 뒷통수를 치는 기막힌 두뇌를 가진 검은별이란 인물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물론 뼛속까지 정의로 가득찬 신사 버벡과 그와 함께 다니는 하인 머그스는 또 어떻고! 이 둘을 보고 있자니 셜록 홈즈와 왓슨이 생각 안날래야 안 날 수가 없는데, 왓슨이 소극적이고 얌전한 타입이라면 머그스는 적극적인 행동파이자 혈기왕성한 캐릭터다. 상당히 조잘조잘 말도 잘하고.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둘을 비교하며 재밌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 같다.
그러나 추리소설로써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사건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꽤나 쉽게 알아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작가가 너무 친절하게 이것저것 떡밥을 많이 던져놔서 그렇긴 하지만(개인적으로 셜록홈즈 시리즈는 나와 있는 떡밥으로만 추리할 수 없는 불친절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홈즈는 더욱더 굉장한 인물로 부각되고 있긴 하지만!), 도저히 풀리지 않는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재미를 느끼기위해 책을 들었다면 너무 큰 기대를 말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그점을 미리 생각하고 읽는다면 캐릭터간의 갈등을 즐기며 마지막 장을 덮을쯤엔 '벌써 다 읽어버렸네!'하며 아쉬워하게 되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아쉬워 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사실 본인이 다 읽고 책장을 덮다가 책 날개에 있는 광고를 보고 후속작인 '돌아온 검은별(가제)'이 출간된다는 정보를 접하고 들뜬 경우이기 때문이다. 버벡이 그렇게 머리를 써서 잡아들였는데 어떻게 탈출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럼 마지막으로 서비스 짤방이나 하나. ^ㅅ^ (그리고나서 배경이 영국이 아니란 사실을 떠올리긴 했지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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